현직 바이오 연구원이 주목한 바이오 뉴스와 트렌드를 기록합니다.
함께 공부하고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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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내 미생물투여가 만성 통증을 완화시킨다
소규모 예비 시험과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섬유근육통과 장내 미생물 군집의 변화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섬유근육통과 장내 미생물의 연관성을 밝힌 임상시험 결과는 4월 24일 Neuron 에 게재됨
어떤 연구일까?
- 연구팀은 섬유근육통 여성환자와 건강한 여성의 미생물이 함유된 대변 샘플을 체내에 미생물이 없는 쥐에 이식함
- 그 결과, 섬유근육통 여성의 미생물을 이식받은 쥐는 건강한 여성의 미생물을 이식받은 쥐보다 압력, 열, 추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남
- 또한 연구진은 섬유근육통을 앓고 있는 여성 14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함
- 모든 참가자는 항생제를 투여받은 후, 10주 동안 건강한 여성의 장내 박테리아가 함유된 캡슐을 정기적으로 복용했고 12명이 통증, 불안, 수면 장애 등의 증상이 호전된 것을 확인함
- 연구진은 섬유근육통 환자의 장내 미생물이 면역 체계를 자극하여 통증과 관련된 신경 회로를 공격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며 이 미생물은 인간의 간에서 분비되는 화합물을 대사하여 통증 민감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분자로 변환됨을 확인함
앞으로는?
- 연구의 표본 크기가 제한적이지만 이 결과가 만성 통증 환자를 위한 비진통제 치료법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
- 하지만 섬유근육통에서 미생물 변화를 유발하는 요인이 유전적인지 환경적인지는 아직 불분명함
- 연구팀은 현재 80명의 참가자를 모집하고 대조군을 포함하는 대규모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음
-Cai, W. et al. Neuron https://doi.org/10.1016/j.neuron.2025.03.032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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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델의 완두콩 미스터리 해결
연구자들은 멘델이 연구한 마지막 세 가지 완두콩 특성을 담당하는 유전자를 정확히 찾아냈다.
- 멘델은 160여 년 전, 완두콩의 씨앗과 꼬투리의 모양과 색깔을 포함한 일곱 가지 형질을 면밀히 연구하여 유전에 관한 획기적인 연구를 완성했지만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완두콩( Pisum sativum ) 에서 세 가지 형질을 유발하는 유전자가 무엇인지 아직 밝혀내지 못했음
- 4월 23일 Nature 에 게재된 논문에서 과학자들은 이 유전자를 밝힘
어떤 연구일까?
- 연구팀은 약 700개의 완두콩 유전체를 수집하고 심층 시퀀싱했음
- 이 유전체에는 약 1억 5,500만 개의 단일염기다형성(SNP)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표준 또는 '참조'인 P. sativum 유전체와 비교했을 때 DNA 서열에서 단일 염기쌍 차이가 있는 것
- 연구팀은 완두콩 식물의 선택적 육종과 각 유전체에서 SNP의 수와 위치 차이를 조사하는 유전체 전체 연관 연구를 포함한 여러 방법을 사용하여 나머지 세 가지 형질과 관련된 유전자를 확인함
- 구체적으로, 연구진은 완두콩 꼬투리 색깔이 엽록소 생합성을 방해하여 녹색 또는 노란색 꼬투리를 형성하는 유전자에 의해 조절된다는 것을 발견함
- 또한 식물의 세포벽 비후를 방해하여 꼬투리 모양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추정되는 두 가지 유전자를 확인함
- 그리고 다른 유전자의 특정 지점에서 유전 암호가 결실되면 식물의 꽃 가지나 꽃송이 모양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냄
앞으로는?
- 연구팀은 나머지 세 가지 형질과 유전자를 연결하는 것 외에도 농업적으로 관련성이 있는 완두콩 형질 72개를 추가로 분석함
- 완두콩 단백질 시장은 모든 대체 단백질 공급원 시장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이며 연구자들은 생산성 높은 작물을 개량하고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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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용 돼지 간, 안전 시험 승인
간부전 환자 4명이 유전자 변형 돼지의 외부 장기와 연결될 예정이다.
- 유전자 변형 돼지 간이 장기 부전 환자 치료에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는지 시험하는 최초의 임상시험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음
- 이 임상시험의 일환으로, 인간 장기 이식이 불가능한 중증 간 부전 환자들은 혈액을 걸러낼 외부 돼지 간에 일시적으로 연결될 예정
어떤 연구일까?
- 2023년 말, 미국에서 임상적으로 사망한 남성이 체외에서 돼지의 간을 이식받은 최초의 사례가 되었음
- 미국과 중국에서 약 6명이 유전체 편집 돼지의 다른 장기를 이식받았음
- 이러한 수술은 말기 환자를 대상으로 동정적 이유로 승인되었으며, 대부분은 몇 달 이상 생존하지 못함
- 올해 말에 시작될 예정인 돼지 간 시험의 초기 단계에 네 명의 개인이 포함될 예정
-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생명공학 회사인 eGenesis와 영국 옥스퍼드에 있는 생명공학 회사인 OrganOx에서 진행할 예정
- 시험에는 만성 간부전에서 급성으로 악화된 사람, 만성 간 질환이 갑자기 악화된 사람, 간 기능 장애로 인한 뇌 질환인 간성 뇌병증이 있는 18~70세의 사람들이 포함됨
- 2주 동안 참가자는 72시간 동안 돼지 간에 연결되며 간부전 동안 축적되는 유해한 노폐물을 제거하기 위해 그들의 혈액이 간을 통해 보내질 예정
- 참가자는 그 후 1년 동안 안전성과 간 기능 변화를 모니터링하며 간은 인간에게 더 적합하도록 유전자 변형됨
앞으로는?
- eGenesis에 따르면, 모니터링 위원회가 첫 두 참가자의 안전성 데이터를 검토한 후, 두 번째 참가자가 치료를 받을 예정
- 이후 안전성 검토를 통해 임상시험 대상을 최대 20명까지 확대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
- 메릴랜드주 실버스프링에 위치한 유나이티드 테라퓨틱스(United Therapeutics)는 올해 초 말기 신장 질환 환자에게 돼지 신장 이식 의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시험에 대한 FDA 승인을 받았으며이 임상시험 역시 올해 말 6명의 초기 참가자를 대상으로 시작될 예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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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A의 현직자 인터뷰
현직자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대학원생, 취업준비생, 다른 현직자들에게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한달에 한 번 발행예정)
직무 및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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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현재 어떤 업무를 맡고 계신가요?
안녕하세요. 저는 국내 대기업내 연구소에서 과장급 연구원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는 면역원성 분석 업무를 담당하고 있고 분석법 확립과 수행, 보고 등의 일을 수행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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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직업 분야를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사실 처음에는 의사가 되고 싶었어요. 사람을 직접 치료하는 일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근데 현실적으로 성적이 안 따라줘서, 진로를 좀 다시 생각하게 됐죠.
그 와중에 생명과학과 쪽은 그래도 생물 공부를 계속할 수 있으니까, 그나마 흥미 있는 걸 해보자 해서 진학하게 됐어요. 처음엔 솔직히 큰 뜻이 있었던 건 아니고, 선택 가능한 범위 안에서 제일 나아 보이는 쪽이었달까요.
그렇게 전공 수업을 듣다 보니까 바이러스학이나 분자생물학, 면역학 같은 과목이 재미있더라고요. 특히 바이러스에 대한 내용은 배우면 배울수록 흥미롭고 더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마침 지도교수님이 분자 바이러스학을 하시는 분이었는데, 4학년 때 그 교수님 실험실에서 인턴을 하게 되면서 이쪽 분야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이게 됐어요. 그 경험 덕분에 대학원도 자연스럽게 같은 연구실로 진학하게 됐고요.
돌이켜 보면 처음부터 뚜렷한 목표가 있었던 건 아닌데, 흥미 있는 걸 하나씩 따라가다 보니까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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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 어떤 준비가 필요했나요?
대학생 때는 아무래도 관련 분야로 진출하려면 경험이 중요하니까, 방학마다 인턴 활동을 꾸준히 했어요. 실험실 인턴뿐만 아니라, 학교랑 연계된 회사나 외부 기관에서도 다양한 일을 해봤죠.
예를 들어, 한 번은 마우스 실험을 하는 회사에서 인턴을 했는데, 직접 실험을 하진 않았지만, 실험 준비를 도와주는 역할이었어요. 쥐 사육을 돕거나 사료를 챙기는 일 같은 걸 하면서 동물 실험이 어떻게 운영되는지, 현장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죠.
또 한 번은 기능성 식품 관련 기관에서 마늘을 동결 건조시켜서 성분 분석하는 실험을 서포트했어요. 저희는 마늘 손질부터 시료 준비까지 실험 전에 필요한 일들을 담당했었고요. 그렇게 실험이라는 게 준비 단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도 몸으로 느낄 수 있었어요.
그리고 4학년 때는 아예 지도교수님의 실험실에 들어가서 1년 정도 꾸준히 실험에 참여했어요. 전공 관련 연구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었고, 대학원 진학도 자연스럽게 그 연구실로 이어졌죠.
방학마다 그냥 쉬기보다는 뭐라도 경험해보자는 마음으로 움직였던 게 결국 많은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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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일과는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평일엔 아침 6시에 일어나요. 준비해서 7시에 집에서 출발하고, 8시쯤 회사에 도착해요. 커피 하나 들고 사무실에 올라가서 자리를 좀 정리하다가 8시 반쯤 실험실로 가요.
하루 대부분은 실험실에서 실험을 해요. 물론 중간중간 실험 대기 시간 같은 텀이 있을 때는 사무실로 다시 올라와서 메일 체크하거나, 팀장님이 부르시면 그 업무도 같이 보고요. 그렇게 오전 시간 보내고 나면 점심 먹고 바로 다시 실험실로 가요.
보통 실험은 잘 풀리면 오후 3시쯤이면 마무리되고, 이후에는 실험 결과와 기록을 정리하는 후속 작업을 진행해요.
그리고 또 따로 해야 하는 게 문서 업무예요. 실험 계획서, 결과 보고서, 검토 서류 같은 것들인데, 저희 쪽이 분석 기관이라 그런 서류가 꽤 많아요. 그런 업무까지 하다 보면 보통 5시 반이나 6시쯤 퇴근하게 되죠.
근무 시간은 원래 8시부터 5시지만, 현실적으로는 그 이상 근무하는 경우가 많아요.
(주말에는요?) 약속 없으면 그냥 집에서 누워 있어요. 밀린 드라마나 OTT 콘텐츠 보면서 푹 쉬어요. 진짜 아무것도 안 하고 보내는 날도 많고요.
전문성 및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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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과 실제 직무 간 차이점은 있었나요?
엄청 많었어요. 석사 때 전공은 바이러스, 헤르페스 계열 바이러스 연구 위주였어요. 그래서 졸업할 때는 자연스럽게 바이러스 치료제 쪽으로 진출하려고 했죠. 처음 들어간 회사도 관련 분야이긴 했는데, 신생 벤처여서 너무 시스템도 없고, 월급도 제대로 안 나오는 상황이라 금방 그만두게 됐어요. 거의 실험실을 하나하나 세팅하고 대학원생한테 업무를 배워야 하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러다 우연히 두번째 회사에 지원하게 되었고, 석사 때 전공한 분야와는 다르지만 좋은 기회로 입사하게 되었어요. 그 후 다시 처음부터 새로 공부하고 배우면서 시작했어요.
세번째 직장인 지금 일하는 곳은 전직장에서 배운 내용과 좀 더 연결된 곳이라서, 다행히 이전 경험이 도움도 되고요. 하지만 전공 내용이 지금 하는 일과 딱 맞아떨어진다? 그건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주변을 봐도, 대학원에서 했던 주제 그대로 직무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은 실험을 어떻게 디자인하고 수행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느껴요. 어떤 주제였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걸 통해 어떤 실험 역량을 길렀는지가 결국 현업에서는 훨씬 더 큰 의미가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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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직무를 통해 가장 크게 배운 점은 무엇인가요?
아무래도 사람들과의 관계를 가장 크게 배운 것 같아요. 이전 회사는 개인 실험 중심이었기 때문에 혼자 일하는 느낌이 강했는데, 지금 회사에서는 팀 단위로 움직이고, 실험도 3~4명이 함께 협력해서 진행돼요. 그러다 보니 단순히 실험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서로 협력하는 분위기, 유연한 커뮤니케이션이 실험 결과에까지 영향을 미쳐요. 실제로 하루라도 팀원 간 분위기가 안 좋으면, 실험 진행도 꼬이고 결과도 안 좋게 나오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제가 먼저 나서서 중간에서 말을 이어주거나,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역할을 하게 됐어요. 예전에는 내성적인 성격이라 이런 걸 잘 못했는데, 이제는 내가 조금 바꾸면 팀이 잘 돌아간다는 걸 느끼게 된 거죠. 특히 최근에는 연차도 높아지고, 중간 관리자 같은 역할을 하게 되면서 더더욱 사람 간의 유대나 소통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있어요. 한마디로 말하자면, 실험도 사람과 사람이 함께하는 일이구나를 배운 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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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선택지 중 이 분야를 선택한 것이 만족스러운 이유가 있다면?
지금은 솔직히 말하면 반반이에요.
초반에는 생명과학과를 전공해서 실험을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자연스럽고 당연한 길처럼 느껴졌어요. 주변 친구들이나 동기들한테도 “너는 전공 잘 살렸다”, “좋은 데 갔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저도 꽤 만족스러웠고 실험하는 연구원이라는 데에 자부심도 있었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이 좀 달라졌어요. 연차가 쌓이고, 나이도 들면서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실험만 계속 해도 괜찮을까?” 하는 고민이 점점 생기더라고요.
요즘은 QA(품질보증), RA(인허가)처럼 사무직으로 진출한 동기들을 보면, 그 사람들이 더 길게 일할 수 있는 구조이기도 하고, 커리어적으로도 안정적인 느낌이 들어서 가끔 부럽다는 생각이 들어요. 실제로 실험실을 보면 30대 후반까지가 가장 활발하게 실험을 수행하는 연령대고, 그 이후로는 실험보다는 관리나 서류 업무로 조금씩 포지션이 바뀌더라고요. 저희 회사 기준으로 봤을 때, 실험을 주로 하는 분들 중 가장 나이가 많은 분이 40세 초반 정도인데, 그분도 실험보다는 관리직 성격의 일을 병행하고 계세요. 그래서 전공을 살려서 실험을 직업으로 삼은 건 분명 의미 있고 만족스럽지만, 한편으로는 커리어 수명을 길게 가져가려면 다음 단계를 좀 더 고민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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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연구원으로서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것에 대한 장단점이 있다면?
바이오 분야에서 대기업에 근무하면서 가장 먼저 느낀 장점은 복지와 연봉, 그리고 무엇보다도 고용의 안정성이에요. 아무리 실험 결과가 조금 늦어지거나 특별한 성과가 당장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대기업이라는 조직은 기본적으로 큰 틀에서 안정적인 구조를 갖추고 있어서, 무슨 큰 실수만 하지 않는 이상 근무 자체가 위태롭진 않거든요. 이 부분은 연구직을 선택한 사람들에게 꽤 중요한 요소인 것 같아요.
하지만 동시에 대기업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느낀 단점도 분명 있어요. 먼저 직무 이동의 제한이에요. 실험직은 실험실이 있는 회사에서만 할 수 있다 보니, 이직이나 커리어 전환을 하려고 해도 선택지가 확 줄어들어요. 예를 들어, RA(인허가), QA(품질보증)처럼 비교적 다양한 회사에서 포지션을 찾을 수 있는 직무와는 달리, 실험직은 물리적인 환경이 갖춰져 있어야 하기 때문에 제약이 많죠.
그리고 실질적인 성과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도 단점이에요. 실험실은 회사 입장에서 보면 돈을 버는 부서가 아니라 돈을 쓰는 부서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아서,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다른 부서처럼 뚜렷한 성과로 인정받기 어렵고, 경우에 따라선 오히려 예산에 대해 지적을 받기도 해요. 지연되면 왜 늦냐고 하고, 쓰면 왜 이렇게 많이 쓰냐고 하고, 잘 돼도 티가 안 나니까요.
또 하나 생각하게 되는 건 직무의 수명이에요. 연구직은 기본적으로 손과 몸을 써야 하는 일이 많아서, 실제로 실험을 활발히 하는 나이는 30대 후반 정도까지가 많은 편이에요. 그 이후에는 실험보다는 서류나 관리 업무 쪽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분위기인데, 그렇다 보니 “이 일을 내가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점점 더 커지게 되는 것 같아요. 이런 점들 때문에 요즘에는 RA나 CRA 같은 쪽으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도 많고, 저 역시도 가능하다면 커리어 전환을 고려하고 있어요. 다만 그쪽 분야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어느 정도 연차가 쌓인 상태에서 처음부터 다시 배우기엔 부담이 있다는 점이 조심스럽게 느껴져서 쉽게 도전하긴 어렵네요. 결국 장점은 안정적이고 구조화된 시스템 속에서 일할 수 있다는 점, 단점은 그 안에서 개인의 성장 방향이 제약될 수 있다는 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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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에선 연구하기 어렵다는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기업에서 연구하기 어렵다는 말에 대해 생각해보면, 사실 기업에서도 연구는 할 수 있어요. 물론, 아카데믹한 연구처럼 '이것이 왜 이렇게 되는지'라는 궁금증을 풀어보는 그런 연구는 어려운 경우가 많죠. 대신, 제품을 더 안전하게 만들거나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연구는 꼭 필요해요. 이런 건 기업에서 항상 요구되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문제는, 이런 연구를 제대로 하려면 전문적인 지식과 시간이 필요한데, 기업에서는 그걸 충분히 지원해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어, 포닥이나 박사급 연구자들이 부족하거나, 경영진이 연구의 필요성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하면 연구가 제대로 안 되는 거죠.
실제로 연구하고 싶어도, 상위 관리자들이 '왜 이런 연구를 해야 하지?'라며 막는 경우가 많아요. 연구가 결국엔 상업적인 결과를 만들어내야 하니까 예산이나 시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죠. 그래서 우리가 연구를 하고 싶어도, 실용적인 결과가 보장되지 않으면 잘 진행되지 않아요.
그리고 기업에서는 연구 결과를 논문으로 발표하는 일이 거의 없어요. 연구는 주로 제품 개선이나 안전성 평가 같은 실용적인 목적을 위해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 결과를 논문으로 쓰는 경우는 드물죠. 그래서 연구는 많이 하지만, 그걸 학술적으로 발표하는 일은 거의 없다는 게 현실이에요.
대기업근무 추천하는지? 그 이유는?
대기업 근무를 추천하는 이유는 주로 짧고 굵게 살고 싶은 사람들에게 맞다는 점이에요. 대기업에서는 안정적인 환경과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니까, 돈을 빨리 벌고 싶거나 빠르게 성장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적합하죠. 젊을 때 고생하면서 돈도 많이 벌고, 경험도 쌓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커리어를 쌓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할 만해요.
하지만, 대기업에서 일하는 게 모두에게 맞는 건 아니에요. 가끔은 길고 꾸준하게 일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대기업의 분위기가 잘 맞지 않을 수 있어요. 대기업에서의 일은 빠르게 돌아가고, 때로는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성과를 요구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죠. 그리고 대기업에서는 경제적 보상도 크고, 그만큼 빠르게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서, 그걸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어요. 다만, 자신이 원하는 방식의 생활과 맞는지 잘 생각해보는 게 중요해요.
취업 및 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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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직종에 취업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준비는 무엇인가요?
이 직종에 취업하려면 관련 경험을 많이 쌓는 게 가장 중요해요. 이전 직장에서 관련 업무를 해보는 게 큰 도움이 되죠. 예를 들어, 문서를 작성하거나 과제를 맡아서 조금이라도 경험을 쌓고, 이력서에 뭔가 ‘쌓인 것’이 있어야 합니다. 그 경험들이 결국엔 취업을 위한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어요.
또, 영어 능력도 중요해요. 물론 영어 점수는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될 수 있으니까, 토익이나 오픽 같은 시험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점수를 받는 것도 하나의 준비 방법이 될 수 있어요. 그리고 학력도 중요할 수 있어요. 석사까지는 기본적으로 필요하고, 그 이상으로 올라가려면 박사가 요구되는 경우도 많죠. 특히, 승진이나 더 높은 직급으로 올라가려면 박사 학위가 필요한 경우가 많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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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준비생들에게 추천할 만한 인턴십이나 경험은 무엇인가요?
취업 준비생들이 이 직종에 취업하기 위해 추천할 만한 경험은 관련 인턴십과 실험 경험이에요. 직무와 관련된 인턴 경험이 있으면 실제로 회사에서 어떤 업무를 해야 하는지 미리 파악할 수 있고, 회사에 들어갔을 때 빠르게 적응할 수 있어요. 이 경험이 있으면 업무를 이해하는 속도도 빨라지고, 상사에게도 쉽게 배우고 지시를 받을 수 있죠.
대학원에서 실제로 실험을 해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경험이에요. 실험을 어떻게 설계하고 실행하는지, 그 과정에서 무엇을 배우는지가 핵심이에요. 실험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과 창의적인 사고를 기를 수 있고, 이를 바탕으로 인턴십을 하거나 취업 후에도 바로 실무에 적용할 수 있어요.
또 중요한 점은 실험 내용이 해당 직무와 일치하는 것이 좋다는 거예요. 특정 분야에서 실험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것보다는, 실험을 할 줄 아는 능력과 그 경험이 어떤 내용이었는지가 중요해요.
그리고, 그 무엇보다 중요한 건 태도예요.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의지와 태도가 정말 중요해요. 이 직종은 배워야 할 것이 많고, 대부분 새롭게 배우면서 일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열정적으로 배우려는 자세가 가장 큰 강점이 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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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 직종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생명과학 직종은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한다는 자부심이 커요. 예를 들어, 백신 개발 같은 중요한 일을 하면서 사람들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보람을 느끼죠. 게다가 요즘은 사람들이 생명과학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사회적으로도 존경을 받는 직업이 되기도 했고, 그런 부분에서 긍정적인 면이 많아요.
하지만 단점도 있어요. 일단 연구나 실험을 주로 하다 보니 직무가 좀 제한적일 수 있어요. 연구원으로 일하다 보면 경로가 정해져 있어서 그 안에서 벗어나기가 어렵기도 하고, 성과를 내야 해서 경쟁도 치열하고, 결과가 잘 안 나올 때도 많아요. 그리고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이 이 분야에 들어가고 싶어 하다 보니 경쟁이 심하고, 자리 잡는 게 쉽지 않다는 점도 단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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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에서 중요하게 평가받는 요소는 무엇인가요?
제 생각에 면접에서 중요하게 평가받는 요소는 첫인상과 태도에요. 첫인상에서 목소리 톤, 인사, 그리고 태도가 굉장히 중요한데, 아무리 좋은 스펙을 갖고 있어도 첫인상이 너무 어두운 사람은 면접관에게 부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어요. 회사에서는 다른 사람들과 잘 융화될 수 있는 사람을 찾기 때문에, 팀워크나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요.
또한, 면접 중에 다른 지원자가 말할 때 잘 듣고 공감하는 모습도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아요. 자기 얘기만 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이야기에 반응하고 관심을 가지는 태도가 중요하죠.그리고 너무 자신감이 넘치는 것도 문제지만, 자존감이 부족해 보이는 것도 마찬가지로 불안감을 줄 수 있어요. 자신감은 있지만, 겸손하고 유연한 태도를 가진 사람이 더 적합한 경우가 많아요.
마지막으로, 면접에서는 성격이 잘 드러나기도 하는데, 너무 과도하게 겸손하거나 자기를 낮추는 태도도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어요. 적당히 자신감 있고, 밝고 융화될 수 있는 사람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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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로에 대한 미래계획이 있다면?
일단 현재 직무에서 계속 근무하면서 경험을 쌓아갈 계획이에요. 특히, 실험을 진행하면서도 팀을 관리하는 역할을 좀 더 강화하고 싶어요. 장기적으로는 관리직으로 승진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팀을 이끌고 사람들을 관리하는 능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산업 전망 및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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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무 분야에서 현재 주목받는 연구나 산업 트렌드는 무엇인가요?
만성 질환 치료를 위한 백신 개발이 중요한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생각해요. 기존의 감염병 백신과는 달리, 대사 질환과 같은 만성 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백신 개발이 점점 더 많이 필요해지고 있어요. 그리고 상용화가 된다면 큰 사회적, 경제적 아주 큰 영향을 미칠 수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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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술이나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시나요?
저는 새로운 기술이나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 주로 논문을 찾아서 공부하거나, 팀 내 교육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고 해요. 학회에 참석할 기회는 많지 않지만, 가끔 교육 프로그램이 있을 때는 참석하려고 노력하고, 그런 기회가 생기면 팀원들과 함께 가자고 제안하기도 해요. 그리고 회사에서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강의나 세미나를 참석하는 편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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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생명과학 분야의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생명과학 분야는 없어지지는 않을 것 같지만, AI와의 결합이 중요한 요소로 떠오를 것이라고 생각해요. AI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질병을 진단하거나 연구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죠. 만약 AI와 생명과학이 잘 결합된다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질병을 파악하고,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큰 발전이 있을 것 같아요.
다만, 투자가 많이 이루어져야지 산업이 더 성장할 수 있고, 그게 없다면 현재 상태에서 크게 발전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이 분야는 많은 자금과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에, 트렌드에 맞춰 발전하려면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이 중요할 거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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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야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은?
이 분야는 다른 분야에 비해 돈이나 보상이 적을 수 있지만, 프라이드를 가지고 하는 일이에요. 우리가 다루는 건 생명과 관련된 일이고,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사명감을 가지고 임하는 게 중요하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요즘 AI나 바이오 인포매틱스 같은 새로운 기술들이 발전하고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한 관심도 필요해요. 기존의 방식에만 안주하지 말고, 새로운 기술을 함께 배우고 변화하는 산업에 발맞춰가면 취업에도 유리할 거예요. 끊임없이 공부하고 발전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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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사실 이렇게 깊이 얘기해본 건 처음이라 새로운 생각을 많이 하게 됐어요. 예전에 사명감을 이력서에 많이 썼던 적이 있었는데, 오늘 이렇게 다시 이야기하면서 그때의 마음을 다시 떠올리게 되네요. 내가 이 일을 왜 하고 있는지, 왜 중요한 일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니까 처음의 기억이 새록새록 나기도 하고요.
사실 이 일에 대해 흥미만 가지고 시작한 사람도 있을 거고, 돈을 목표로 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죠. 하지만 이 분야에선 사명감이 중요한 부분이고, 그런 마음으로 일하면 조금 더 의미 있는 일을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결국 이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인류에 기여하는 큰 역할을 하고 있으니까요.
개인적인 취향과 관심사
좋아하는 책: 해리포터
일을 하면서 얻은 질병/직업병: 파이펫팅성 관절염
요즘 머릿속에 가장 많이 하는 생각: 어떻게 해야 되지? 어떻게 해야 일을 좀 더 잘할 수 있을까. 일이 잘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요즘 고민이 있다면: 커리어를 어떻게 발전시킬까, 해외로 떠버릴까.
좀비 아포칼립스가 터진다면: 그런 생각은 전혀 안하는 편이지만.. 집에 있을 것 같음. 좀비는 시체니까 좀 드러울 것 같아서..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20대 초반으로 돌아가서 라섹을 더 빨리하고 면허도 빨리 땄을듯.
종교가 있는 지, 신의 존재를 믿는 지: 기독교였고 신의 존재는 믿음
최종 꿈이 있다면: 해외에서 노후를 보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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