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연구원 A입니다.
추석 연휴가 지나고 날씨가 부쩍 쌀쌀해졌네요.
감기 조심하시고 늘 건강히 지내시길 바랍니다.
2023년 여름, 박사 과정 중 문득 한 가지 질문이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나는 이 일이 아니면 안되나? 생물학 연구가 아닌 다른 일은 내가 할 수 없을까?' 너무 오랜 시간 공부만 해온 탓일까요. 이 일이 아니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자괴감과 고립감을 느끼던 시기였습니다.
그때 찾은 작은 돌파구가 바로 이 뉴스레터였습니다. 깊은 전공지식이 아닌, 흥미 있는 주제를 읽고, 정리하고, 글로 써 내려가는 시간이 생각보다 즐거웠습니다. 무엇보다 이 과정을 함께 읽고, 공감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점이 참 좋았습니다.
처음엔 일주일에 한 번, 졸업을 앞두고는 격주로 발행했던 이 뉴스레터가 벌써 햇수로 3년이 되었습니다. 그 사이 저에게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박사 과정을 마쳤고, 새로운 직장에 다니게 되었고요. 뉴스레터 구독자 역시 처음엔 친구들 5명으로 시작해, 이제는 1000명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슬럼프인줄도 몰랐던 3년 전 그때를 돌이켜보면, 모든 것들이 참 감사한 일입니다.
이번 뉴스레터는 평소처럼 과학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대신, 아쉬운 소식을 전하려 합니다. 잠정적으로 뉴스레터 발행을 중단할 예정입니다. 이 일이 이제는 저에게도 하나의 습관처럼 자리 잡았지만, 앞으로는 인생의 다음 페이지를 향해 집중해보려고 합니다.
향후 다시 뉴스레터를 발행하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또 다른 방식으로 인사드릴 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무한한 생물학의 세계에서 연구하시는 훌륭한 분들과 연결될 수 있어 정말 영광이었습니다. 그동안 함께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연구원 A 드림